李箕永=Rhi Ki-Young; 緣起=Paṭiccasamuppāda; 唯物史觀=materialistic conception of history; 元曉思想=Won-Hyo's Thought; 韓國의 寺刹=Korean Buddhist Temples; 韓國의 佛敎=Korean Buddhism
摘要
이 글은 不然 李箕永(1922~1996)의 한국불교사 연구 성과를 정리한 것이다. 불연은 우리 역사를 전공하기 위해 경성제국대학 예과에 입학했고, 예과를 수료한 뒤에는 같은 대학 법문학부 사학과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했다. 벨기에의 루벵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할 때도 불교에 중점을 둔 새로운 종교사 연구를 시도하겠다는 생각을 한 바 있었고, 귀국 이후 불교학 내지는 원효사상(Won-Hyo's Thought) 연구에 집중하여 남다른 성과를 이룩했지만, 그의 관심은 한국불교사, 특히 신라불교사를 떠나지 않았다. 불연은 역사를 불교의 술어로 緣起(Paṭiccasamuppāda)라는 개념으로 해석했다. 따라서 불연이 이해하는 역사는 단순히 발전하는 것도 기계적으로 순환하는 것도 아니다. 역사란 신이 조종하는 것도 운명도 아니기에 발전할 수도 퇴보할 수도 있는 가변적인 것이 된다. 불교적 입장에서 역사를 이해하고 있던 불연은 유물사관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이었다. 불연에 의하면, 유물론은 인간을 경제의 노예로 전락시키고 모든 정신문화의 가치를 가소평가 하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고, 인간의 역사를 계급적 갈등 관계로만 이해하는 유물사관의 획일주의적 결정론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불연의 주장에 의하면, 불교의 이해 없이는 해명될 수 없는 것이 한국의 역사시대라고 한다. 이 때문에 불교와 사회와의 관계를 추구하는 입장에서 한국사 연구가 진행되어야 함은 불가결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불교와 사회의 관계는 서로 유리된 관계가 아니라, 사회는 불교에 의해서 이끌려 왔고, 불교는 사회 속에서 변용되면서 사회 자체를 이루어 온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그는 한국불교의 특수성을 알기 위해서는 중국불교나 일본불교 등과 비교 평가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불연은 신라불교의 특징을 밝히려는 여러 노력을 했다. 불연은 『삼국유사』는 물론이고 신라 승려들의 여러 저서를 검토했다. 신라의 고승으로는 원효를 비롯한 원광, 의상, 명효 등에 관심을 보였고, 신라의 불교전적에 대해서는 원효의 여러 저서를 비롯하여 의상의 『화엄일승법계도』, 명효의 『해인삼매론』, 『석마하연론』 등을 연구했다. 신라불교에서 보살계의 정신이 강조되었다거나 신라인의 세계관이 철학적 통찰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는 그의 견해는 신라 학승들의 여러 저서를 검토한 뒤에 얻은 결론이었다. 불연은 1974년에 한국불교연구원을 개원한 뒤에 5명의 연구원과 함께 『불국사』 등 한국의 사찰 18책을 간행했다. 해당 사찰의 역사와 사상, 그리고 유물 등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서술함으로써 한국문화의 고향으로서의 사찰을 탐구한 한국의 사찰은 이 방면 연구의 선구적인 업적이었다. 불연은 1970년대에 「불교사상의 수용과 변모」와 「고려후기의 불교사상」, 그리고 「조선왕조 말기의 불교」와 「한국현대 불교사상」 등 한국불교사의 전개 과정과 관련된 글을 발표했고, 이를 다시 정리한 『한국의 불교』를 세종대왕기념사업회의 교양국사총서 중의 한 책으로 간행하기도 했다.
This essay aims to elucidate Bulyeon Rhi Ki-Young (1922~1996)’s academic achievement of Buddhist history. He entered a preparatory course in Keijo Imperial University to study Korean history. After completing the preparatory course, he studied Asian history at the history branch in the faculty of law. When he was studying philosophy at Louvain University in Belgium, he tried to conduct a new religious history research concerning Buddhism. Even though he made a distinctive academic achievement on Buddhism and Won-Hyo's thought since he had returned to Korea, his greatest concern was Korean Buddhism and Buddhism of the Silla Kingdom. Bulyeon explains history with Buddhist concept of Paṭiccasamuppāda(緣起). Therefore, for him, history is not something simply progresses nor mechanically circulates. Since history is not masterminded by God or fate, history for him is something variable so that it can progress or retrogress. His perception of Buddhist history made him critical of the materialistic conception of history. According to him, historical materialism makes human kind a slave of economy and underestimates the value of spiritual culture. And its standardized determinism, which explains history only as a struggle of classes, also has a serious problem. Bulyeon asserted that Korean history can not be properly understood unless there is a deep understanding on Buddhism. Therefore, to conduct Korean history research, one most necessarily needs to concern relations between Buddhism and the world. According to him, Buddhism and the world are not isolated from each other. The world has been led by Buddhism and the world has changed Buddhism into the world itself. He also insisted that to understand unique feature of Korean Buddhism, one should understand Chinese and Japanese Buddhism. Bulyeon made a various effort to elucidate distinct feature of Buddhism of the Silla Kingdom. He examined Samgukyusa and other Buddhist writings from Silla period. He studied Buddhist dignitaries like Wong-wang, Ui-sang, Myeong-hyo as well as Won-hyo, and examined various Buddhist books like Hwaeomilseungbeopgyedo, Myeong-hyo’s Haeinsamaeron, Seokmahayeonron, and Won-hyo’s writings. After the extensive research, he came to a conclusion that Silla people created the perception of the world based on Buddhist philosophical insight and the spirit of bodhisattva-sīla(菩薩戒) was emphasized in Silla Buddhism. Bulyeon established the Institute of Korean Buddhism in 1974, and published, with
目次
Ⅰ. 머리말 142 Ⅱ. 불연과 역사학 142 Ⅲ. 불연의 역사 이해 144 1. 불연의 불교사관 144 2. 유물사관 비판 147 Ⅳ. 불연의 한국불교사 연구 149 1. 불교사 연구 방법론 149 2. 신라불교사 연구 151 3. 불연이 본 한국불교의 특징 154 Ⅴ. 한국의 사찰 간행과 한국불교사 개설의 집필 157 1. 한국사찰 시리즈의 간행 157 2. 한국불교사 개설의 집필 158 Ⅵ. 맺는 말 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