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사회의 변화를 수용하고 능동적으로 반응하면서, 동시에 사회를 계몽하고 교화해야 한다. 붓다는 이를 잘 인지하고 있었고, 이점은 당시 불교가 일거에 확산될 수 있었던 이유가 된다. 불교승단은 사회와 분리된 출가집단이라는 점에서 자치권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자칫 독립적인 자치만이 강조될 경우, 이는 사회와 유리된 종교단체라는 한계성을 보일 수 있다. 즉 승단은 사회로부터 분리되어 있어야 하지만, 완전히 단절되어서는 안 되는 이중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붓다가 사회변화에 대한 연린 관점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은, 정신위주의 중도주의적 관점을 통해서 확인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승단이라는 집단에 있어서, 개인성이 강조되는 문제점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시금 율이라는 집단에서의 제도가 요청되는 것이다. 특히 율은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형식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사회와의 접점을 넓게 확보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승려에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위의(威儀)’이다. 사회적인 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수용과, 이러한 변화 속에서 위의문제를 다루는 것이 바로 붓다의 복제개혁이다. 복제개혁은 당시 도시의 인식변화를 붓다가 수용한 것이다. 그러면서 붓다는 가장 비중있는 측면으로 승려의 위의문제에 주목한다. 승려의 위의는 일반사회인이 승려와 접촉하는 가장 첫 번째 부분이다. 그러므로 불교의 지지확대를 위해서 이는 가장 중요한 측면이 된다. 즉 붓다는 내면적인 깨달음과 더불어, 외부적인 위의문제를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승려는 수행자인 동시에 종교인이다. 그러므로 내적으로는 깨달음을 추구하고, 외적으로는 종교집단에 소속된 종교인이 된다. 이 중 외적인 면과 관련하여, 붓다가 사회의 변화에 대해서 열린 관점을 취하면서 동시에 승려의 위의문제를 중요시한 것은, 불교가 번성할 수 있는 중요한 핵심이라고 하겠다.
目次
Ⅰ. 서론-승단과 사회와의 관계 189 Ⅱ. 붓다의 중도주의와 율장의 불소급원칙 194 Ⅲ. 분소의(糞掃衣)에 대한 인식변화와 붓다의 복제개혁 203 Ⅳ. 결론-수행자와 종교인의 이중성과 불교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