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장르를 불문하고 창작자는 작품 속에서 주제를 나타내기 위해 여러 가지 기술적 장치들을 활용한다. 마찬가지로 고전 산스크리트 시학에서는 시인의 의도를 전달하고 시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기술적 장치로서 다양한 알람카라(alaṃkāra, 修辭法)를 거론한다. 이와 관련하여, 본고에서는 일부 알람카라의 기법들이 시간적·장르적 간극을 넘어서 현대 대중문화 속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을지를 영화 <버닝>을 통해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창동 감독의 2018년 영화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Barn Burning, 1983)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본고에서는 작품을 읽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작중 직·간접적으로 드러나는 인식과 존재의 담론과 관련하여 인도철학 또는 불교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몇 가지 단상을 통해 간략히 언급해 본다. 이를 통해 작품에서 거론된 은유와 서술이 닿아 있는 내용들을 살펴본 후, 이러한 요소들이 향하는 귀결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에 고전 산스크리트 문학의 수사법, 특히 우트프레크샤(utprekṣā)를 바탕으로 분석을 시도한다. 영화는 주관적이고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대상의 인식이 작가의 창조물 속에서 확실성을 가진 하나의 세계로서 재인식되는 과정으로서, 인식의 모호함이 문학적인 귀결로 마무리되는 것을 보여 준다. 결국 영화 <버닝>이 보여주는 열린 서사와 더불어 심리적 촉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불확실성과 모호함, 경계성은 결국 불가해한 실상과 현실의 부조리/아이러니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 주는 예술의 논리이자 인식의 발로인 것이다.
Regardless of the genres of art, creators use various technical devices to express themes in their works. In classical Sanskrit poetry, likewise, various alaṃkāras are mentioned as technical devices that convey the poets’ intentions and express poetic beauty. In this paper, I try to estimate how some alaṃkāra techniques can be interpreted in modern popular art beyond the temporal and genre gaps through the film . The , directed by Lee Chang-dong, is based on the Barn Burning (1983) by Haruki Murakami. As one of the methods of reading the film, I will briefly mention how to understand it from the perspective of Indian philosophy or Buddhism concerning the discourse of perception and existence directly or indirectly revealed in the film. Through this, I examine the metaphors and narratives discussed in the film and try to analyze the meaning of the consequences of these elements, based on one of the rhetoric devices of classical Sanskrit literature, especially utprekṣā mentioned in the Kāvyālaṃkāra by Bhāmaha. In this sense, 'burning a vinyl greenhouse' in the film can be interpreted metaphorically as 'killing a woman' by the feature of ascription of utprekṣā even if there is no common attribute between the two, that is upamāna and upameya. The film demonstrates a process in which the perception of an object, which is subjective and full of uncertainty, is re-recognized as a world with certainty in the artist (of hero of the movie)'s creation. At last, it shows that the ambiguity of perception ends in literary consequences. In the end, the uncertainty, ambiguity, and borderline that constantly are revealed through psychological triggers and the open narrative of the movie are the logic and awareness of art that more clearly reveals the incomprehensible reality and the absurdity/irony of reality.
目次
I 들어가며. 244 II 인식과 존재의 모호성. 245 III 모호함이 향하는 문학적 귀결. 254 IV 나오며 256